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방법 (1)

영어 왕초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먼저,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기로 마음먹었다고 해보겠습니다. 본인을 왕초보라고 칭하며, 극단적으로 알파벳조차 가물가물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과연 이 사람이 진짜 영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게 맞을까요?

 

학창 시절 내내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영어 실력 전교 꼴찌를 기록했고, 알파벳조차 가물가물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단어나 아주 짤막한 표현으로 제한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영어에 대한 지식이 이미 머릿속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정말 그런지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사과(apple), 소년(boy), 소녀(girl), 엄마(mother), 아빠(father), 가다(go), 오다(come), 서다(stop), 돕다(help), 자다(sleep), 원숭이(monkey), 사자(lion), 호랑이(tiger), 아침(morning), 점심(afternoon), 저녁(evening), 안녕(hello), 나는 너를 사랑해(I love you), 잘 가(goodbye), 고마워(Thank you), 미안해(I am sorry), 천만에(You are welcome), 여기(here), 저기(there), 나(I), 너(you), 그들(they), 그(he), 그녀(she), 이것(this), 저것(that), 그것(it), ~을 위해(for)...

이런 식으로 하나씩 곰곰이 떠올려보면, 다소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지언정 최소 수십에서 수백 개의 단어나 표현들이 이미 머릿속에 완벽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아무리 영어 공부를 안 하려고 온갖 정성을 기울여 본다 한들 어쩔 수 없이 십수 년에서 수십 년간 자연스레 체득되는 영어/콩글리시/외래어 조합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칠순이 훌쩍 넘으신 제 어머니도 이보다 훨씬 많은 단어나 표현들을 알고 어느 정도 읽고 쓰는 것까지 가능하십니다.

 

다시 제대로 시작하려면 여전히 막막하고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영어에 한해서는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뭐라도 시작할 수 있는 준비가 생각보다 꽤 돼있습니다. 최소 유튜브에서 기초 강의를 찾아 무작정 볼 수도 있고, 서점 가서 기초 문법이나 방법론 혹은 회화 패턴 등 자신의 성향과 현재 수준에 맞는 그 뭔가라도 찾아서 할 수 있습니다. 기초 수준 차이만 있을 뿐 어떤 방법을 선택하던 그야말로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의지력의 문제일 뿐입니다.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도 이와 같을까?

반면,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언어는 확실히 기본지식에서 차이가 극명합니다. 그야말로 일자무식입니다. 본격적으로 저와 여러분이 함께 도전해나갈 중국어로 실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다수의 한국인이 아는 중국어 표현에는 뭐가 있을까요?

 

안녕(니하오), 감사합니다(쎼쎼), 나는 너를 사랑해(워아이니), 밥 먹었니?(니취팔러마?)

중국어에 이미 관심이 많은 분들이 아니라면 보통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나마 대충 아는 이 표현들 조차, 쓰기는 고사하고 막상 한자가 눈앞에 있으면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발음과 억양 또한 확실치 않을 겁니다. 거의 백지상태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영어건 다른 언어건 최종적인 접근 방법은 일맥 상통해야 하는게 상식적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각잡고 제대로 익혀보려고 하는 순간이 오게되면, 막상 기본 지식양의 차이 때문에 막막함의 정도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그래서, 영어와 다른 언어의 첫 진입점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개인의 성향 및 환경등 차이가 있을순 있겠지만, 특별한 가정이 없다면 절대 다수를 위한 글이겠거니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중국어 왕초보 입장에서 저는 실제로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공유하겠습니다.